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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영화학교는 예술영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진지한 영화 감상과 영화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영화 강좌 프로그램입니다.

[2017 모모 영화학교] 다시 만난 세계: 뉴아메리칸시네마 2강)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_비스콘티 대서사의 연주자

코폴라, ‘뉴 할리우드세대의 리더 : 비스콘티 대서사와의 비교

2017112() l 한창호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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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영화학교는 한창호 선생님께서 뉴 할리우드 시네마의 리더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를 주제로 강연해 주셨다. 특히 뉴 할리우드 시네마가 가졌던 시대적 상황과 회화와 비교되는 매너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주목하고, 코폴라의<대부>가 갖는 미학적 성취와 이에 영향을 미친 루치노비스콘티의<레오파드>를 살펴보았다.

 

매너리스트로서의 뉴 할리우드 시네마 감독들

이번 영화학교의 8명의 감독은 뉴 아메리칸 시네마보다 60-70년대의 뉴 할리우드 시네마로 정의할 수 있다. 개인적인 소회로는 뉴 할리우드는 미술사와 비교해보면 매너리스트들과 굉장히 유사한 부분이 많다. 보통 매너리즘이 자기 복제라는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지만, 미술사에선 르네상스 이후 나온 하나의 미술 사조이다. 매너리스트들은 우리 예술사에서 처음으로 미술의 역사에 대해 의식하고 공부하는데, 이는 라파엘로’, ‘다빈치’, ‘미칼란젤로라는 세 천재를 넘어설 수 없다는 한계를 맞닥뜨렸기 때문이며 따라서 매너리스트들은 자신들의 예술가로서 목표를 스타일의 구축으로 정하게 된다.

뉴 할리우드의 감독들 역시 본격적으로 영화학교에 진학해 영화가 무엇인지에 관해 고민했던 사람들이었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영향이 결정적으로 그들을 경제적 성공이 아닌 예술가로서 미학적 성취를 인정받고 싶게 만든다. 그들은 미국 고전에서 오손 엘즈, 존 포드와 히치콕 세 천재를 할리우드 작가주의 감독의 대표로 여기고, 이들을 넘어서기보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려는 목표를 세우게 된다.

 

뉴 할리우드 시네마의 시대적 상황

이같이 코폴라와 같은 젊은 감독들은 닉슨의 시대에 놓여있었는데,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한다는 기조로서 국가주의적 발상을 일으키고 세계의 민주주의 경찰이었던 미국의 가치가 흔들리는 시기였다. 이 같은 극우적인 분위기에 상대적으로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뉴 할리우드 시네마 감독들은 치열한 세대교체의 권력투쟁 과정을 겪는다. 이들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질서에 대해 도전했고, 소수의 의견도 중요하다고 여기는 시선을 가지고 미학적 성취를 시도한다.

따라서 이들은 최고의 스텝과 규모를 가지고도 공장처럼 보수적으로 영화를 찍어내는 할리우드 시스템에 도전하려 했다. 거대 스튜디오들이 고정비용이 높아 이윤을 상쇄시키기 위해 입증된 장르 영화만을 반복할 때, 코폴라는 펄프 픽션(통속 소설)이었던 이탈리안 갱스터 장르에 정공법으로 도전하게 되고 이의 성공으로 뒤이어 다른 젊은 감독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며 미국 영화사에서 급격한 세대교체가 일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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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대부The Godfahter는 친근하고 가까운 어감의 이탈리아어Il Padrino인데 번역되며 보다 숭고하고 무서운 이미지로 변한다. 이는 영화의 첫 타이틀에서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인형극 그림처럼, 세상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뉴 할리우드 시네마의 어두운 인식으로도 이어진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첫 장면의 대사 “I Believe in America”는 이러한 뉴 할리우드 세대의 정치적 냉소주의를 아이러니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는 갱스터 장르의 틀을 부수지 않는다. 갱스터 장르는 당시 비 백인으로 취급되던 이주민, 비제도권 사람을 주인공으로 놓고 이들이 주류에서 배제되며 폭력과 불법으로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러나 할리우드는 무엇보다 이들이 결국 제도의 힘에 패배할 때 사회의 안전망이 유지되는 모습을 통해 관객에게 안전한 쾌락을 주고 안티히어로로서 남성적인 매력에 감화되게 한다.<대부>는 이러한 맥락을 이어받으면서도 이들의 폭력이 의리와 같은 인간적 가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개인적 이익만을 위한 것임을 폭로하는데 이는 미국 그 자체가 곧 마피아임을 은유하며 당시의 시대적 부패를 모두 비추는 거울이 된다.

 

비스콘티의<레오파드>에서 비롯된 대비적 구성

코폴라는 이탈리아의 거장 루치노 비스콘티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우선 그는 관객이 영화를 통해 미술과 영상이 만나는 지점을 경험토록 했는데,<대부>의 첫 실내 장면은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처럼 공포감과 비극성을 전달하는 조명을 사용해 구성된다. 사실 영화는 실내와 더불어 실외라는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앞의 실내 장면이 어둠과 남성으로 이루어지며 완벽한 화면 구성과 중심이 잡혀 있다면, 실외의 결혼식 장면은 빛과 여성들이 가득하며 탈중심화된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같은 화면잡기의 대비는 고전주의와 매너리즘의 대비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다빈치의 <위대한 만찬>과 브루겔의<children’s game>을 비교해 보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이같은 안과 밖의 대립과 같은 구성은 비스콘티의<레오파드>에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비스콘티의 대서사 영화 속의 파티같은 의례 장면들은 사건을 전달하기보다 의례의 의미 자체를 탐구하게 관조한다. 이는 비스콘티 특유의 문화인류학적인 감각으로서 의미없어 보이는 행위를 통해 그 시대를 말하고자 하는 도전정신이었다. 코폴라는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이 고립되는 안을 제시하며 그곳에서의 사유가 실외에 영향을 미치는 대립적 구성을 응용하고, 특히 <레오파드>의 결혼식 피로연 장면이나 시칠리아의 장면을 직접적으로 오마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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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적 구성이 갖는 페미니즘적 한계와 해석의 방향

이같이 실내와 실외를 남성과 여성의 세상으로 양분하는 것은 현대의 페미니즘의 시각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남성들의 세계는 무한경쟁의 정글이며 그들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세계로 그려지지만, 여성의 세계는 보호받고 가정만을 지켜야 하는 모성으로 신화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들의 규칙에 따라 아무도 감히 토론할 수 없는 마이클에게 유일하게 계속해 잘못을 지적하는 부인 케이는 마이클을 괴롭히는 입장으로만 보여 지게 된다. 이 같은 성적 관점의 한계는 이탈리아 특유의 가족중심적인 문화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70년대라는 시대적 상황이 갖는 한계이기도 하다. 이를 영화적 한계보다 시대를 보는 방편으로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리. 이형주 모모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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