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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씨네토크 후기] <어 퍼펙트 데이> with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

<어 퍼펙트 데이> 씨네토크

 

* 일시: 9/27일(수) 저녁 7시 30분 상영 후

* 장소: 아트하우스 모모 1관


* 게스트: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a566e8757fc6b3a52e9aecfb30b39f0_1506959 <어 퍼펙트 데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 중인 김은희 작가(왼쪽)와 장항준 감독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는 차기작 마지막 회를 쓰다가 오셔서 세수를 못했다. 둘 다 오늘 조금 더럽다.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김은희 작가께서는 <어 퍼펙트 데이> 어떻게 보셨는지?

 

김은희 작가: 근래 1년 동안 본 영화 중 제일 재밌게 본 영화인 것 같다. 웃긴 것도 너무 웃겼고, 보스니아는 우리와 먼 곳이고 내전이 있었던 곳인데 제대로 감정이입을 시킨 영화'라고 할까. 영화 속 캐릭터가 되어 밧줄을 구해주고 싶고 꼬마아이에게는 공을 가져다주고 싶고. ‘터졌던 영화면서 가슴이 먹먹했던 영화이기도 했다.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는 영화를 보고 이렇게 찬사를 하는 분은 아니다. 정말 영화를 너무 재밌게 보셨다. 스페인 영화 자주 볼 수 있는 나라의 영화는 아닌데 김은희 작가는 스페인 영화하면 뭐가 떠오르시는지?

 

김은희 작가: <오픈 유어 아이즈>가 재밌었던 게 기억이 나는데,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장항준 감독: 이럴거면 말씀을 하지 마시지.(웃음) 스페인 영화하면 <안달루시아의 개들> <하몽하몽> 등이 생각나고. 패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신경쇠약직전의 여자> 등이 있다. 스페인영화 중에 좋은 영화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최초로 영화가 상영된 곳이 스페인이다. 뤼미에르 형제가 1890년대에 스페인에서 영화를 상영을 했다 <어 퍼펙트 데이><비가 내릴 것 같은> 이라는 원작소설에서 시작을 했다.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했는데, 스토리는 간단하다, 국제난민기구 사람들이 마을의 유일한 우물에 빠진 시체를 꺼내야 하는 임무를 띄었는데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게 밧줄이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밧줄에 의해 뭔가가 끌어 올라오는데 처음에는 시체인지도 알 수가 없다. 밧줄에 의해 시체가 올라오다가 끊기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데 밧줄가게에서는 밧줄이 많은데도 밧줄을 팔지 않는다. 그 이면에는 보스니아 내전상황을 아셔야 하는데 보스니아계 세르비아계 크로아트아계 세 종족이 악몽 같은 전쟁을 보스니아에서 했다. 공식적인 인구는 10만 여명이 학살당한 것으로 보여 진다. 굉장히 슬픈 역사를 가진 곳이다. 김은희 작가는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김은희 작가: 자기 엄마아빠를 묶었던 밧줄을 꼬마가 탄 차에 싣고 가는데 밧줄에 대한 디테일을 감독이 잘 살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오랫동안 매달아놨던 밧줄인데 끔찍하면서도 저 밧줄이 누군가에게는 구원이 될 수도 있겠다생각이 들어서 이 영화의 매력은 어디까지 인가' 생각이 들었다영화 초반에 시체가 끌어올려지면서 내 스타일인데?’ 하면서 보다가, 10분 만에 빨려 들어가듯 영화를 봤다.

 

장항준 감독: 여러분들은 어떤 장면을 인상 깊게 보셨는지?

 

관객: 마지막에 시체가 끌어올려질 때가 인상 깊었다. 모든 일은 노력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는 메시지가 있었고, 가장 인상 싶었던 장면은 구호단체 사람들이 밤을 새면서 동료애를 다지는 장면이 좋았다. 베니치오 델 토로 외에 다른 캐릭터들에 대해 파악할 수 있고 관객이 모든 캐릭터에 대해 연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던 장면이었다.

 

장항준 감독: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영화 속 캐릭터에 몰입을 하려면 우리에게 발견할 수 있는 동질감을 느끼고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사람들의 행동, 우리와 비슷한 점을 꺼낼 때 공감하게 된다. 또 엔딩에서 비가 오고 시체가 올라오면서 제 마음속에도 시원한 비가 내리고 있는 마음이 들었다. 내전상황이니까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또 방관자가 될 수 있는 비극의 현장에 비가 내린다. 가해자에게도, 피해자에게도, 방관한 사람들에게도. 심지어 시신에게까지. 죽은 소도 비를 맞고. ‘아 이게 진짜 멋진 엔딩이구나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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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 퍼펙트 데이>의 한 장 면

 

 

관객: 팀 로빈스가 연기한 ‘B’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여성 캐릭터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캐릭터기도 하다.

 

장항준 감독: 이 영화는 캐릭터가 참 좋은 영화이기도 했다. ‘나는 저 사람 중에 누구에 해당될까생각을 했는데.

 

김은희 작가: B!B! (일동 웃음)

 

장항준 감독: 맞다, ‘B'는 장항준이다. 팔자가 좋다고 해야 하나. 낙천적이고 기분파이고 또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감성적인 인물이다. 베니치오 델 토로가 연기한 맘브루는 사실 제가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다. 진짜 리더에게 꼭 필요한 자질을 갖춘 사람이 아니었나, ’카티야와는 좀 다르다. ’카티야는 냉철하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다. 다만, 옛 연인을 잊지 못한다는 정도의 허점이 있다. ’맘브루는 유연함이 있는 리더, 원칙과 규칙이 왜 존재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 우리가 친구 삼고 싶은 사람이다. 김은희 작가는 어느 쪽인가?

 

김은희 작가: 제가 되고 싶었던 캐릭터는 소 모는 할머니.(웃음) 행운을 불러오는 것 같기도 하고.

 

장항준 감독: 그렇다. 가장 낙천적인 캐릭터는 소 모는 할머지였다.(웃음) 저도 작가 출신이고 김은희 작가도 작가라 그런지 몰라도, 저희는 이 상황이 왜 나왔나’ ‘이걸 언제쯤 소모하고 언제 쓸 것인가’ ‘어떻게 반복함으로서 분위기를 고조 시킬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보는데 이 영화는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었다.

 

김은희 작가: 군더더기도 없고 예측가능한 상황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캐릭터들의 움직임과 대사를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저는 복기를 하면서 다시 보고싶다대사가 누군가에게 주어진 것 같지 않고 그 사람들이 하는 말 같다. 총소리 한번 나지 않고 지뢰가 터진 적이 없는데. 또 니콜라 마을을 들어갈 때는 어디선가 총이 한발 날아올 것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고, 긴장감 있는 연출. 남편덕분에 좋은 영화 한편을 봤다.(웃음)

 

장항준 감독: 저도 영화를 하고 지금도 후반작업 중이지만 항상 고민을 한다. 이 장면에서 어떻게 긴장감을 끌고 올 수 있을까. ’자연의 소리로 긴장감을 줘야 하나‘, 이 전체적인 정서와 현장의 사운드, 인물의 표정만으로 어떻게 긴장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항상 고민을 한다.

 

김은희 작가: 심지어 니콜라 마을 가는 도중에 ‘B'가 농담을 하는데도 긴장감이 느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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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퍼펙트 데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 중인 김은희 작가(좌)와 장항준 감독 

 

 

장항준 감독: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통역관 다미르였다. 표현은 크게 안하는데 정의감을 가진 사람인지,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인지, 혹은 방관자인지, 포지션이 애매한데 후반부에 가서 이 사람도 인간적으로 흔들리는구나또는 욱하기도 하고.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에 낼 수 없는 자신의 처지와 조국의 참상으로 인해 부끄러웠을 것 같다. 오히려 다미르는 니콜라에게도 일말의 동정심을 내보이지 않는다. 제일 정이 가고 이입을 했던 인물이다. 다미르는 이 비극과 상관없는 사람처럼 시작하지만 비극의 당사자로 그린 걸 보면서 감독이 시나리오를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 장항준 감독님이시라면 이 영화를 어떻게 연출하셨을지 궁금하다.

 

장항준 감독: 조금 더 상업적으로 만들려고 했으면 24시간이라는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 이 우물을 못 쓰게 되는 시간까지 얼마나 남았다고 데드라인을 정해 등장인물들이 계속 쫓기게 만들 수도 있겠다. 상황이 긴박할수록 인물들의 본성이 더욱 드러나기도 한다

 

관객: 저는 아프리카에서 NGO활동을 했는데 영화 속 캐릭터들이 너무 절절하게 와닿았다. 그곳에서도 너무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있고, 현지인들을 존중하면서 일을 한다는 게 너무 힘들기도 했다. NGO 활동가라면 큰 뜻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들 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 안은 전쟁터와 같다. <어 퍼펙트 데이속 캐릭터 하나하나들처럼 단점들이 최대화되는 곳이 아프리카 현장이었다. 좋은 사람들이 완벽한건 아니라는 공감하면서 재밌게 봤다. 저도 김은희 작가님처럼 소 모는 할머니 캐릭터가 참 좋았다. 하지만 여성 캐릭터들이 민폐캐릭터로 그려진 것 같아 아쉽더라.

 

김은희 작가: 여성 캐릭터가 아쉬운 부분도 있다. 신참이 남자일수도 있고, 여자일수도 있는데, 보통 여성 신참이 많기도 한 것 같다. 제게 쓰라고 한다면, '남성에게 조언을 해주는 여성 캐릭터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소모는 할머니 캐릭터가 다시 생각해도 참 좋다. 마치 너희들은 복작복작 살아라, 나는 소를 몰면서 살란다우리에게 얘기를 하는 것 같더라.

 

장항준 감독: 끝으로 이 영화를 수입하신 배급사 대표가 오셨다. 그 분의 심정을 들어보겠다.

 

오미선 대표: 안녕하세요, 영화 수입하고 배급하는 마노엔터테인먼트의 오미선이라고 한다. 제가 소유욕이 잇는 편이 아닌데 이 영화는 내 것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의 구매가 확정된 이후에 대단히 행복했다. 영화가 개봉하고 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생각보다는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극장에서 오래 걸려서 제가 이득을 취하는 것보다 제 마음이 그랬듯이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보시고 기쁨과 즐거움을 같이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저도 영화를 장사로 배운 사람인데 이런 마음이 처음이다. 관객들이 저처럼 즐거웠으면 좋겠다. 감사드린다.

 

장항준 감독: 영화계의 나이팅게일인가요? 너무 아름답고 선한 소감 감사드린다. 김은희 작가 끝으로 인사 부탁드린다.

 

김은희 작가: <어 퍼펙트 데이> 영화도 너무 좋았고, 극장 앞 영화 전단지를 보면서 너무 재밌어 보이는 영화들이 많더라. 작업실이 모모와 가까운데 몰래몰래 알음알음와서 영화들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주는 기쁨을 또 알아버린 것 같아서 좋은 시간이었다. 감사드린다.

 

장항준 감독: , 장르 드라마의 거장 김은희 작가 얘기 잘 들었다. 그렇다면 해피가이장항준의 끝인사를 드리겠다. 세상에 많은 것들이 존재하는데 그걸 보지 못하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닐런지, 혹자는 내가 가지지 못하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제가 볼 때 틀린 것 같다. 보고 느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데 <어 퍼펙트 데이>와 같은 영화들을 느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영화들을 보고, 좀 더 다양한 가치들, 마치 도서관의 낡은 서가에서 꺼낸 빛나는 책들을 발견하는 것처럼 모모에서의 다양한 영화들을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 끝까지 자리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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